
아이온2 출시 한달전, 사람들이 진짜로 불안해하는 건 뭐냐
아이온2가 이제 출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금 커뮤니티 분위기를 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말이 이거다:
“BM 얼마나 맵냐?”
이 질문은 그냥 밈이 아니다. NC소프트 게임이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질문이 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동안 NC는 리니지 라이크 구조, 즉 과금 효율이 극단적으로 높은 ‘매운 BM’을 계속 보여줬고, 결국 돈을 던진 사람만이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조를 반복해왔다.
물론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조금 달라 보이기도 한다.
TL(쓰론 앤 리버티) 때부터 “우리 이제는 이미지 관리 좀 할게요”라는 제스처처럼 비교적 완화된 BM(멤버십, 정액 패키지, 시즌패스 같은 것들)을 내세우는 모습도 있었다.
그래서 아이온2도 “착한 BM으로 간다더라”라는 얘기가 벌써 돌고 있다.
근데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패키지 구성이 착하다? 시즌패스 가격이 싸다? 멤버십만 끊어도 충분하다?
=> 이건 전혀 핵심이 아니다.
게임 과금의 본질은 “게임사가 뭘 파느냐”가 아니고
“그 게임에서 최고점(고점)에 도달하기 위해 실제로 얼마를 태워야 하느냐”다.
보여주기식 ‘착한 BM’은 왜 속임수일 수 있는가?

게임사들은 보통 이런 식으로 말한다.
- “우린 월 정액권 느낌의 멤버십만 팔 거예요.”
- “과금해도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성장 패키지 정도만 있어요.”
- “시즌패스 가격도 부담 없어요.”
이 포장 자체만 보면 굉장히 착해 보인다.
유저 친화적이고, 요즘식이고, ‘옛날처럼 안 한다’는 시그널도 준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정식 상점에서 파는 직판 BM’ 얘기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이 직판 BM이 전체 지출의 전부가 아니다.
진짜 지출의 무서운 부분은 게임 밖(혹은 게임 안의 2차 시장)에서 발생한다.
왜냐면 대부분의 유저는 단순히 플레이 가능한 상태로 만족하지 않는다.
유저가 원하는 건 “강해지는 것”, 더 솔직하게 말하면 최고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 만약 게임의 ‘최고점’이 너무 말도 안 되게 높게 설계되어 있다면?
- 그리고 그 최고점에 올라간 소수의 고래(헤비 과금러)가 게임 내 경제를 사실상 지배한다면?
- 그러면 그 아래에 있는 일반 유저들도 그 고래를 따라가기 위해서 자기 돈을 계속 투입하게 된다.
(게임머니 거래, 장비 거래, 강화 재료 매입 등등의 형태로)
즉, “우리 BM 착해요~ 월 2만 원짜리 멤버십만 있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게임은 유저들끼리의 격차를 통해 더 큰돈을 태우도록 유도할 수 있다.
겉으로는 순한 맛
실제로는 핵불닭
진짜로 중요한 기준: 최고점과의 거리
내가 생각하는 착한 BM과 매운 BM을 가르는 절대 기준은 이거다.
“합리적인 지출로 최고점의 몇 %까지 갈 수 있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면
상황 A

- 어떤 유저는 월 1,000만 원씩 10개월 동안 총 1억을 썼다.
- 다른 유저는 월 10만 원씩 10개월 동안 총 100만 원을 썼다.
이 두 캐릭터를 비교했을 때, 만약 100만 원 유저가 1억 유저의 90% 정도 전투력/효율을 낼 수 있다?
그러면 그 게임은 사실 “착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면 이 경우 월 10만 원, 즉 게이머 입장에서 ‘취미로 쓸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의 과금’만으로도 상위권 경쟁이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1억을 쓴 사람은 물론 더 강하겠지만, 격차가 게임을 못하게 만들 정도로 절망적이지는 않다.
결국 이 구조에서는
- 유저가 “아 나도 조금만 더 하면 충분히 따라가겠는데?”라는 희망을 갖는다.
- 그래서 장기적으로 적당한 과금과 시간을 투자하면서 붙어 있게 된다.
- 게임 전체 인구가 유지된다.
이게 건강한 구조다.
이게 유저가 말하는 “착한 BM”에 가까운 의미다.
상황 B
- 게임사는 “우리 BM은 월 2만 원짜리 멤버십이 전부입니다”라고 발표한다.
- 근데 실제 게임에서는 고점이 정신 나가게 높다.
- 그래서 월 2만 원 멤버십만으로는 진짜 쓸모 있는 전투력 구간까지도 못 올라간다.
- 결국 유저는 멤버십 외에도 “현금으로 게임머니 구매”, “현금으로 장비 구매”, “현금으로 재화 전환” 같은 추가 소비를 시작한다.
- 그렇게 매월 100만 원씩을 써도, 이미 월 1000만 단위로 박은 상위권 유저의 20% 전투력밖에 안 나온다.
이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냐면
유저는 계속해서 ‘지금은 약하니까 좀만 더’라는 심리 상태에 묶이게 된다.
이미 100만 원 썼는데 아직도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그럼 멈추기보다 오히려 “여기서 멈추면 내가 바보다”가 된다.
즉, 여기서는 “보여주기식 BM은 착하게 보일지 몰라도”,
게임 설계 자체가 유저를 고통스럽게 갈아 넣는 구조라는 게 드러난다.
결론적으로, BM을 볼 때 우리가 진짜 봐야 하는 것
정리하자.
- 게임사가 파는 상품 자체(시즌패스, 월정액 멤버십, 성장 패키지 등)가 착해 보인다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이건 겉포장일 뿐이다. - 그 게임의 캐릭터 성장 ‘최고점’이 어디에 설정돼 있는지가 진짜 본질이다.
고점이 말도 안 되게 높으면, 게임은 결국 상위 소수만 사람 취급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된다. - 합리적인 월 과금(예: 5만~10만 원대)으로 최고점의 80~90% 성능을 낼 수 있느냐, 아니면 20%밖에 못 가느냐.
이 비율이 바로 그 게임이 ‘착한가 vs 매운가’를 정의하는 진짜 지표다. - 유저들은 “과금요소가 있냐 없냐”만으로 화내는 게 아니다.
유저들이 진짜로 분노하는 건
“내가 아무리 돈을 써도 사람 대접을 못 받는다”는 감각이다.
반대로 사람들이 “이 게임은 괜찮다”고 말할 때는
“어느 정도만 써도 상위권 구간은 즐길 수 있다”는 경험이 깔려 있다.
결국 아이온2의 BM이 착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려면
우리는 멤버십 가격표나 패키지 구성을 볼 게 아니다.
우리가 봐야 할 건 ‘최고 과금러 기준 캐릭터 스펙’을 어디까지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느냐, 즉 고점까지의 거리다.
고점이 현실적으로 닿는 구간에 있으면 그 게임은 착하다.
고점이 구름 위 천장이라면, 아무리 “우린 멤버십만 팔아요~”라고 말해도 그건 그냥 매우 매운 게임이다.
이게 내가 보는 진짜 BM 판별법이다.
전체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