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0. 들어가며
리니지식(리니지-라이크) 과금 구조로 “황제주”가 됐던 시절을 지나, TL에서 한 번은 ‘착한 BM’을 시도하더니, 블레이드앤소울 NEO에선 다시 맹독성 과금으로 급선회했다. 대체 무슨 판단과 논리로 이런 선택을 반복하고 있을까? 과거 사례와 숫자, 사건들을 짚고 나의 전망을 덧붙인다.
1) “운 좋은 성공” 이후: 개발진 이탈과 체력 저하
리니지의 기세에 올라탔던 NC는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같은 굵직한 작품으로 개발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핵심 인력 이탈 뉴스가 이어졌다. 예컨대 블소의 초창기 아트 디렉터 김형태 AD가 2014년 팀 블러드러스트와 회사를 떠났고, 더 과거엔 NCsoft US의 키 인력(스트레인, 리드)도 회사를 떠났다. 이런 사건들이 하나씩 쌓이며 “전성기 멤버의 분산”이라는 서사가 굳었다.
그 사이 내부 의사결정의 경직성을 지적하는 보도도 있었다. 블소2 흥행 실패 국면에서 “리니지식 과금·시스템을 고집한 집단사고”라는 비판은, 이후 NC의 BM 판단을 바라보는 사회적 프레임이 됐다.
2) 리니지식 과금 비판: 문양 사태와 ‘프로모션 BJ’ 논란
리니지M ‘문양’은 유저 능력치와 직결되는 고비용 강화 시스템으로 상징된다. 2021년 1월 ‘문양 저장·복구’ 기능 업데이트가 형평성 논란을 부르며 사과와 롤백으로 귀결된 사건은, 과금 구조에 대한 불신을 폭발시킨 결정적 장면이었다. 트럭 시위·불매 운동 등 여론 악화까지 번졌다.
또 하나의 상징적 이슈가 ‘프로모션 BJ’ 논란이다. 유저들은 리니지2M에서 BJ에게 지급된 광고비가 게임 내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024년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증거 부족)을 냈다. 법적으론 NC 손을 들어줬지만, “유저 공정성·신뢰” 프레임은 이미 손상됐다.
3) 주가와 평판: 100만원에서 10~20만원대로
숫자는 냉정하다. 2021년 100만원을 넘겼던 NC 주가는 2024~2025년 사이 10~20만원대까지 추락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2025년 4월 기사엔 “2021년 100만원→2025년 14만원대”라는 표현까지 등장한다. 이는 ‘리니지식 BM’에 대한 피로, 신작 흥행 부진, 실적 악화가 복합된 결과로 읽힌다.
(나는 2021년 주가가 100만원을 찍었을 때 “3년 뒤 20만원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었고, 실제로 그 구간까지 내려왔다. ‘BM 피로 + 신작 리스크 + 조직비용’의 역풍을 본 셈이다. 관련 수치 흐름은 2024년 1월 보도에서도 “2021년 대비 1/5 이하”라는 요약으로 확인된다.)
4) TL은 왜 실패했나: “착한 BM” 때문이 아니다
TL은 출시 전부터 “자동사냥·확률뽑기 없는 배틀패스 중심 BM”을 내세웠다.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도 공식 페이지에서 배틀패스·코스메틱 위주의 구조와 유료·무료 트랙 개선을 강조했다. 적어도 선언과 설계만 보면 ‘착한 BM’ 시도 자체는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초반 서버 과부하·렉 이슈가 있었고(관심 폭발의 반대면), 이후 국내 서버 통합(6→2) 같은 조치는 이용자 층이 빠르게 얇아졌음을 방증한다. 결국 성패를 가른 건 BM이 아니라 게임 자체의 재미, 완성도, 운영/최적화였다.
여기에 하드웨어 허들도 있었다. 국내·글로벌 게이머 하드웨어 분포에서 GTX 1060급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지표는, “중상급 사양을 꾸준히 요구하는 게임”이 대중 저변과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소·권장사양이 아닌 실제 유저 분포를 보며 설계를 보정했어야 한다.
결론: TL의 부진은 ‘착한 과금이어서’가 아니라 재미와 품질, 보편적 접근성, 문제 대응력의 부족으로 설명하는 게 타당하다.
5) 블레이드앤소울 NEO: 다시 맹독성으로?
NEO는 출시 전후로 과금 논란이 재점화됐다. 해외 기사/커뮤니티에선 ‘P2W’라는 부정적 평이 적지 않았고, 반대로 “배틀패스·편의 위주로 설계했다”는 보도도 공존했다. 즉, 유저 체감은 ‘맹독성 회귀’에 가깝고, 개발·퍼블 측 메시지는 ‘완화’에 가깝다는 간극이 포착된다.
내 해석은 이렇다. TL의 착한 BM이 매출로 증명되지 못하자, 조직 내부에 착한 BM vs 맹독성 BM 논리가 재격돌했고, 빠르게 “수익 최대화 쪽으로 되돌림”이 실행된 듯하다. (이는 정황 기반 의견) 이 과정에서 장기 신뢰·브랜드 자산의 훼손 비용이 과소평가된다.
6) 왜 이렇게 갈팡질팡할까? — 구조적 원인
- BM-드리븐 조직학습의 관성
리니지식 BM이 10년 넘게 현금창출 엔진이었던 경험은 ‘다른 선택’에 대한 리스크 허용도를 낮춘다. 실패 시 “봐라, 역시 예전 방식이 맞다”는 회귀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 비용 구조의 경직성
업계 최고 수준 연봉·보상 체계는 위기 국면에선 부담으로 돌아온다. 2021년 전사적 연봉 인상(개발자 +1300만원)을 비롯해, 신입 초봉 상향 기조는 잘 나갈 땐 무기가 되지만, 다운사이클에선 고정비 리스크다. 2025년에도 ‘신입 최소 5,500만원 보장’ 기사가 나올 정도로 보상 레벨이 높다. 이미지·신뢰의 마이너스 통장
문양 롤백, 프로모션 BJ 소송 공방 등 ‘유저 공정성’ 이슈가 누적되며, 선의의 정책을 내놔도 “또 속을 수 없다”는 냉소가 먼저 나온다. TL의 ‘착한 BM’도 그 그늘에서 출발선이 불리했다.
7) 내가 보는 NC의 미래 (제언)
현 상황 진단
- 조직은 커졌고 비용은 무겁다. 외부 환경(취미 지출 축소, 글로벌 불확실성)도 역풍이다. ‘리니지식 현금창출’의 효율은 저물고 있는데, 브랜드 신뢰 부채는 여전하다.
내가 생각하는 처방
- 몸집 다이어트 + 보상 구조 재설계
인원 감축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그냥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핵심/비핵심을 가르는 구조조정과 성과 연동 보상 비중 상향(현금 고정비 축소)이 필요하다. 숫자만 줄이고 고정 보상 레벨이 그대로면, 다음 불황 때 또 같은 고통이 온다. - 유저친화 정책의 ‘일관성’
착한 BM을 내밀었으면 적어도 한 작품은 끝까지 버텨서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중간에 매출 흔들린다고 바로 회귀하면, 시장은 “결국 돌아온다”를 학습한다. - 핵심 인재(총괄·리드 레벨) 리빌딩
장르 핵심 재미를 설계·마감할 리드 크리에이터 영입과, 그 판단을 믿고 밀어줄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과감한 캔슬·피벗을 가능케 하는 프로덕트 오너십을 되살려야 한다. - 접근성(Accessibility) 최적화
실제 유저 하드웨어 분포(여전히 1060~2060급 비중이 높다)를 의식한 그래픽 프리셋·옵션 기본값 설계, 네트코드·프레임 안정성 최우선 배치가 필수다. 멋진 트레일러보다 체감 성능이 먼저다. 커뮤니케이션 레짐
확률·경제를 건드리는 패치는 사전 예고–인과 설명–사후 추적 리포트 3단계로 제도화. 과금/경제가 흔들리면 왜곡과 루머가 ‘사실’이 된다. 투명성은 매출의 적이 아니라, 장기 LTV의 친구다.
8) 맺으며 — “착함 vs 독함”의 프레임을 버려라
TL의 사례가 보여준 것은 “착한 BM은 망한다”가 아니다. 재미·완성도·접근성·운영이 부실하면, 어떤 BM도 실패한다. 반대로 이 네 가지가 탄탄하면, 매출은 자연히 따라온다. NC가 지금 진짜로 고민해야 할 건 ‘착함/독함’이 아니라 신뢰 회복과 제품력 복원이다.
한때 100만원을 넘겼던 주가가 10~20만원대로 내려왔던 사실은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현실을 동시에 말해준다. 다음 3년은, 일관된 철학과 확실한 작품으로 이 낙차를 메우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 중심에 아이온2가 있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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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nc 주식 7월초부터 가지고있었는데
이제 10%오름 ㅜ 떡상 가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