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왜 취미 비용부터 이야기하냐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서비스의 목표는 간단하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월 얼마를 강요하나?”
이걸 감정적으로 ‘악질 BM’이라고 욕하는 게 아니라, 숫자로 보여주자는 거다.
근데 그 숫자를 공중에 뜬 채로 던지면 안 된다.
“월 5만 원이면 비싸냐, 싼 거냐?” 이건 결국 기준의 문제라서, 먼저 한국인이 한 달에 취미/여가로 평균 얼마를 쓰는지를 잡아둬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나중에 “부담률”이라는 객관식 숫자를 만들 수 있다. 이 글은 그 기준선을 세팅하는 작업이다.
1. 한국 사람은 취미·여가에 한 달에 얼마나 쓰고 있을까?
공식 통계로 보면 두 가지 축이 있다.
(1) 개인 단위로 ‘내가 한 달에 여가에 쓰는 돈’,
(2) 가구 단위로 ‘우리 집이 한 달에 문화/오락에 쓰는 돈’.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여가 활동에 쓴 비용은 월평균 약 18만7,000원(2024년 조사치)이다. 이 금액은 전년인 2023년의 약 20만1,000원보다 줄었다고 발표됐다. 물가 부담 때문에 여행·공연 같은 비싼 활동 대신 TV·모바일 영상 시청 같은 저비용 취미로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서 보면, 2024년 한 해 기준 가구당 월평균 전체 소비지출은 약 289만 원이었고, 이 중 ‘오락·문화’에 해당하는 지출이 약 21만6,000원 수준이라고 공개됐다.
즉 가구 기준으로 보면 한 달에 대략 20만 원 안팎이 문화·여가 쪽으로 나간다. 이건 전체 소비지출 중 약 7~8% 정도로 추정된다(289만 원 중에서 21만6,000원이니까). 이 비중은 우리가 “취미 영역은 생활비에서 이 정도 몫을 차지한다”고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건 위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한 추정이다.
정리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평균적인 한국인은 ‘취미/여가’에 한 달 대략 18만~22만 원 정도를 쓰는 게 보통 범위다.”
이 숫자(대략 20만 원)를 우리는 앞으로 **‘안전한 월 취미 예산’**이라고 부를 거다. 이게 기준선이다.
2. 취미에도 계급이 있다: 고급 취미 / 중간 취미 / 서민 취미
우리 일상에서 취미는 사실상 세 레벨로 나뉜다. (돈이 다 한다…)
2-1. 고급 취미(라운딩, 하이엔드 캠핑, 장비취미 등)
여기엔 골프, 감성캠핑(장비맛집), 고급 카메라/자전거 같은 ‘장비빨 취미’가 들어간다.
골프
한국레저산업연구소 ‘레저백서 2025’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국내 대중형 골프장(18홀 이상) 주중 평균 그린피는 약 17만400원, 주말은 약 21만4,000원 수준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요금은 주중 21만3,500원, 주말 26만5,100원까지 간다고 한다.
만약 주말 기준 21만4,000원짜리 라운딩을 한 달에 4번만 나간다고 치면, 그건 21만4,000원 × 4 = 85만6,000원이다. 이 금액만으로 이미 평균 취미 예산(약 20만 원)의 4배 이상을 쓴다. (우리가 계산한 85만 원대는 위 주말 평균 그린피를 단순히 4번 곱한 값이다.)
캠핑
요즘 캠핑은 그냥 돗자리 수준이 아니라, 감성 텐트·랜턴·난방 시스템까지 풀 세트로 가는 문화다. 실제로 입문용 풀세트(텐트, 조명, 화로 등)를 “200만 원 안쪽 패키지” 식으로 묶어서 파는 경우가 흔하고, 150만 원대 세트로 ‘초보도 바로 차박 가능’ 같은 식으로 팔린다는 얘기가 업계/커뮤니티에서 계속 나온다.
프리미엄 텐트(면 텐트, 사계절용, 감성 캠핑용)는 텐트 하나가 100만 원 넘는 경우도 일반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관련 인용과 2025년 7월 기준 시장 비교 글들에서는 프리미엄급 면 텐트가 약 90만~120만 원대 이상으로 언급된다.
즉 캠핑은 “장비만 한 번 사고 끝”이 아니라, 처음에 몇십만~몇백만 원이 한 방에 나가고 이후에도 차박 장비, 히터, 빔프로젝터 등 업그레이드 욕구가 계속 생기는 구조다. (그리고 글램핑이나 캠핑장 1박이 주말 기준 10만~15만 원대라는 사례도 꽤 있다.)
카메라 / 자전거
요즘 유튜브·인스타용 퀄리티를 위해 많이 사는 풀프레임 미러리스(예: 소니 a7C II)는 바디만 240만~260만 원대 선에서 거래된다.
입문용 로드자전거도 ‘괜찮다’ 소리 들으려면 보통 수십만 원이 아니라 최소 수백만 원(시마노 105급 등)까지 바로 올라간다는 얘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쇼핑몰에서 반복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105급 기반 입문 로드도 50만~70만 원대를 ‘가성비’로 강조하고, 그다음 단계로 100만~150만 원 이상 모델을 추천하는 식이다.
요약하면, 고급 취미 구간은 초기 진입비 자체가 수십~수백만 원, 그리고 유지비/라운딩비가 월 80만 원 이상도 그냥 나오는 세계다. 골프만 봐도 우리나라 평균 취미 예산(20만 원 근처) 대비 부담률이 400%를 훌쩍 넘는다.
이 영역은 사실상 계급형 취미다. 있는 사람들, 혹은 접대/비즈니스 네트워크가 필요한 사람들만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하다.
2-2. 중간 취미(헬스장, OTT, 영화관, 카페 라이프)
여긴 “도시 직장인 루틴” 같은 쪽. 부담은 되지만 골프급처럼 미친 건 아니다.
헬스장/피트니스
국내 헬스장 시장은 요즘 ‘월 구독형’을 앞세운 저가 체인이 늘면서 가격 투명화 경쟁 중이다. 업계 인터뷰 기준으로 일반 헬스장 월 이용료는 보통 6만~7만 원대, 비싼 곳은 10만 원대, 장기 결제나 특가로 내려가면 월 3~4만 원대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된다(2025년 8월 기사).
OTT (넷플릭스 예시)
넷플릭스 한국 요금(2025년 기준)은
광고형 스탠다드: 월 7,000원
스탠다드: 월 13,500원
프리미엄: 월 17,000원
광고형 요금제는 2025년 5월에 5,500원 → 7,000원으로 인상됐다.
영화관
주요 멀티플렉스(CGV 등)에서 일반 2D 영화 관람료는 평일 낮 시간대 13,000~14,000원, 주말은 15,000원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2025년 기준 시간대별 요금표).
즉 혼자 주말에 영화 2편만 봐도 약 3만 원 가까이 나간다. 데이트나 친구랑 팝콘 세트까지 사면 월 수만 원은 순식간이다. (팝콘·음료 콤보가 만 원대라는 얘기도 있다.)
카페(‘카공’/카페투어 문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양극화가 심하다. 저가 프랜차이즈(매머드커피·메가커피 등)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1,200~2,000원대도 찍는다. 반면 스타벅스·폴바셋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4,700원대까지 올라갔다(2025년 1~6월 인상 사례 포함).
현실적으로 보면, “헬스장(6~7만)+넷플릭스(1.35만)+주말 카페 투어 몇 번(2만 정도)+영화 두 번(약 2.8만)” 이런 생활형 취미 패키지는 한 달에 대략 13만 원 내외 선에서 형성된다.
이건 위에서 잡은 ‘한국인 월 취미 예산’(약 18만~22만 원) 안에 충분히 들어온다.
이 층위는 “일반적인 직장인/대학생도 어떻게든 유지 가능한 취미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취미비=생활비에서 무시 못 하는 고정 지출’인 게 체감되는 레벨.
2-3. 서민 취미(게임, PC방, 스트리밍, 집콕형 여가)
이제 게임이다.
PC방
한국콘텐츠진흥원 ‘202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PC방 회원 평균 시간당 요금은 약 1,178원이었다. 2019년(1,014원)보다 약 16% 올랐다고 한다.
하루 2시간씩 한 달 30일이라고 치면 60시간이니까, 1,178원을 60번 쓰면 한 달 약 7만 원 안쪽으로 PC방에서 버틸 수 있다. 이건 골프 한 번 나가는 값보다도 훨씬 작다.
모바일 게임 결제
국내 모바일 게이머들의 월평균 인앱 결제액(‘0원 쓴 사람은 제외’하고 계산한 값)은 약 3만7,360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2025년 10월 공개 자료에서 나왔다. 특히 30대 유저는 평균 4만 원대 결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중요한 포인트: 이건 “돈을 한 번이라도 쓰는 사람만 따로 잡은 평균”이다. 진짜 많은 사람은 여전히 ‘완전 무과금’이다. 즉 ‘하고 싶으면 공짜로도 가능한 취미’라는 게 게임의 강력한 특징이다.
집에서 즐기는 OTT/스트리밍
위에서 본 OTT(넷플릭스 광고형 7천원~스탠다드 1만3,500원)까지 합치면, “PC방 조금 + 모바일게임 소과금 + OTT” 조합으로도 한 달을 10만 원대 초반 정도로 놀 수 있다.
이 영역의 특징은 세 가지다.
장비 진입장벽이 낮다.
스마트폰은 이미 다 가지고 있다.
PC방은 시간당 1,000원대라서 고성능 PC를 안 사도 된다.
이동·시간 부담이 적다.
골프장까지 차 몰고 나갈 필요 없고, 캠핑처럼 짐 싣고 장비 펴고 철수할 필요도 없다.
“나 혼자”로 충분히 완성된다.
캠핑은 최소 둘 이상(차도 필요하고), 골프는 동반자/조인 문화가 사실상 필수인데 비해 게임은 집, 심지어 침대 위에서 끝난다.
결국 게임은 **“누구나 쉽게, 적은 유지비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라는 인식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특히 우리가 기준선으로 잡은 ‘월 취미 예산 약 20만 원’과 비교하면, 가벼운 게이머(소과금 or 무과금)는 그 한도 안에 아주 여유 있게 들어온다.
3. 숫자로 정리한 ‘취미 계급도’ (한눈 비교용)
아래 금액들은 위 통계와 시장 공개가로부터 단순 계산/가정한 그림이다. 실제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은 전제하고 보자.
하이엔드 골프러
주말 그린피 평균 약 21만4,000원 × 월 4라운드 ≈ 85만6,000원/월.
이건 한국 평균 취미 예산(약 20만 원)의 4배 이상이다. 즉 부담률이 400%대를 훌쩍 넘는다는 뜻.
일반 직장인 취미 패키지
헬스장(6~7만 원) + 넷플릭스 스탠다드(1만3,500원) + 주말 카페 & 영화 몇 번(약 4~5만 원대)
합치면 대략 13만 원 정도. 이건 평균 취미 예산 안(20만 원 근처)에 무난히 들어온다.
게이머 패키지
PC방 한 달 약 7만 원대(하루 2시간 가정) + 모바일게임 소과금층 평균 결제 약 3만7천 원대 + 넷플릭스(1만3천 원대).
대충 12만 원 정도에서 놀 수 있다. 이 역시 평균 취미 예산 안쪽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골프식 고급 취미는 “1개의 취미”만으로도 이미 월 80만 원 이상이 그냥 나간다.
반대로 게임/PC방/OTT 조합은 “이 모든 걸 다 합쳐도” 10만 원대 초반에서 멈춘다.
즉 게임은 분명 ‘돈 빨아먹는 악마’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동시에 “현대 한국에서 가장 싸게 스트레스 풀 수 있는 취미 중 하나”라는 사실도 같이 존재한다.
4. 그래서 이 데이터를 어떻게 게임 BM 분석에 써먹을 건가?
여기서 우리가 만들 서비스의 핵심 지표가 등장한다.
우리는 이걸 “부담률(%)”이라고 부르자.
공식은 이렇게 갈 수 있다:
부담률(%) =
(특정 게임에서 ‘경쟁 가능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월 지출액 ÷ 한국 평균 월 취미 예산) × 100
설명하자면:
“경쟁 가능한 상태”는 그냥 만렙 고래(수백만 원 박은 계정)가 아니라, 상위권과 비교했을 때 실질적으로 놀 수 있는 수준(예: PVP나 엔드 콘텐츠에서 상위 플레이어 전투력의 80% 정도)에 도달하려면 현실적으로 한 달 얼마를 써야 하느냐를 의미한다.
한국 평균 월 취미 예산은 위에서 잡은 약 20만 원대(국민여가활동조사 기준 개인 월평균 여가비 18만7,000원 / 가계동향조사 기준 가구 오락·문화비 약 21만6,000원)를 활용한다.
이러면 아래처럼 한눈에 박을 수 있다:
부담률 < 50% → “그냥 놀만 하다” (취미 예산 안에서 부담이 낮음)
50% ~ 100% → “적당히 맵다” (한 달 취미 예산의 절반~전부를 이 게임 하나에 쏟아야 함)
100% 초과 → “위험” (이 게임 하나만 해도 이미 평균 취미 한도를 넘어서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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